
내가 허리 아픈지는 15년이 다 되어간다.
일단 집안 내력 상 허리가 약한 고리이기도 하고, 여자 치고 키가 커서 성장기 때 항상 구부정하게 다니기도했다. 더불어 활동적이지도 않는 성격으로 운동도 싫어했다.
직업은 내 성격과 딱 맞는 컴퓨터 관련 직종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의자 생활을 하며 웹 디자인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수년 일하고 나이 30에 출산을 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시작이다. 인생 동반자 마냥 허리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는 지지부지한 느낌의 허리 통증과 함께 한지 15년차다.
그 당시 MRI를 찍고 나온 결과는 내 나이에 맞지 않게 무척 충격적이었다.
당시 30세쯤이었는데, 퇴행성 관절염으로 전반적으로 멀쩡한 척추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 병원에서 나와서 집으로 가는 길에… 계속 느껴지는 허리통증와 다리저림 통증에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지 하며 눈물이 또르륵 흘렀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양방에서 준 약은 나의 저림 통증에 전혀 효과가 없기도 했고, 수유중이라 약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평생 이렇게 통증 느끼며 살 바에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허리 통증에 젓 몸살까지 엄청났고, 내 몸이 아프니 아이가 이뻐 보일리가 없었고. 약간의 출산 우울증이 올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각설하고 어떻게 난 그나마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느냐?
한 지인의 도움으로 산을 배우게된다.
처음 3년 간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주 1회 이상 산을 타면서 살게 된다. 너무 아픈 처음엔 산을 타면서도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수 없이 들었다.
통증은 정말 시나브로 사라진다. 양방의 약처럼 먹으면 금방 괜찮아지는게 아니라, 어느날 아이와 놀면서 웃어주고 있는 나를 자각하면서 ‘어! 다리 저린게 사라졌네’ 하고 느꼈다. 그 세월동안은 ‘이런걸로 나아지는거 맞는가’ 계속 의심과 싸우면서 산을 탔던 것 같다. 잘은 기억 안 나지만 저림 통증이 없어지기까지는 몇 달은 걸린 것 같다.
그 후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산에 가는 것이 좋아서 산을 탔다. 몸도 좋아졌지만 내 정신 건강에도 엄청난 도움을 줬다. 산 중에 겨울산이 좋다는 것도 산의 4계절을 다 느끼고 나서 인 것 같다.
하지만 허리 통증은 계속 남아있었다. 어떤 각도에서는 아프다는 걸 몸이 미리 알고 항상 조심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래도 훨씬 살 만 해졌고 일도 다시 했다.
그러면서 운동을 다시 등안시 했다. 살만 하니 다시 게으름이 몸을 지배했던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허리가 낫는다는 개념은 적용되기 힘들다. 그냥 관리차원에서 살아야 했다.
당뇨병같이 방심하면 위험한 것이다.
이 부분을 관과하면 안되는데, 난 조금만 괜찮으면 운동을 쉬고, 아프면 다시 또 하고 … 이런 생활을 반복하게된다.
그러다가 최근 3개월 전부터 의자에 앉을 수 없는 다리 저림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ㅜㅜ
10 수년 전 최악이었을 때 상황 이후 다리저림 증상은 처음이었다.
사람이 아프니까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울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기분이 개선 되야 운동을 할 힘이 생기는데, 우울하니 더 움직이기가 싫어지고 누워사는 생활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동생이 자신이 디스크 걸렸을 때 받은 약을 권했다. 그런데 그 약을 먹으니 저림 증상이 많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약기운이 사라지면 다시 아팠다. 그 약을 먹으면서 아프지않으면 다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산으로 다시 가자니 너무 시간적으로 제약이 많아서 헬스와 달리기를 시작했다.
현재 헬스를 시작한지 대략 한달이 채 안되고 달리기를 매일 한지는 2주정도 된거같다.
확실히 꾸준히 운동하니 이전보다는 저림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사이 병원에 다녀왔다.
엑스레이로는 자세히 안보인다고 하던데 ~ 뼈모양만 봐도 안좋은게 맞는지 그냥 바로 ‘무지 안좋으시네요’
라고 하고, 이전에 들었던 퇴행성 관절염과 협착도 심하다고 한다. 뼈두개가 맞닿아 있다고 한다.
운동만으로 될게 아닌거 같다하며 MRI 예약을 하고 왔다.
그 효과를 봤다는 약도 한달치를 받아왔다. ‘쎄레브렉스’이라고 이 약이 도움을 줬을거라고 한다.
안 좋은건 알았지만, 의사에게 안좋다는 낙인을 받는 것은 뭔가 더 무게감이 커서 , 그 날 어찌나 우울하고 또 우울하던지..
다음 MRI때까지 운동은 계속 하고 있다. 조금씩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서다.
척추는 관리하는 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MRI를 찍고오면 더 기분이 울쩍하겠지… 난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마음이 몸을 지배할 땐 많이 지는 편이다. 그래도 운동이 가져오는 허리 개선 효과는 몸으로 체득을 해서 운동은 계속 하고있다.
내 꿈은 죽는 그날까지 걷다가 죽는 것이다.
이 것은 내가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일이니, 방심하지 않고 남은 세월 운동을 밥 먹듯이 하루 일과에 넣기로 했다.
그래서 이런 일지 같은 것을 쓰는 것이다.
앞으로 운동으로 몸의 변화를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행성 관절과 협착증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갈 것이가’ 가 내 인생의 큰 화두이니까.